2023년 2월 22일 수요일

소쩍새 - 장만영


 소쩍새

 

소쩍새들이 운다.

소쩍소쩍 솥이 작다고

뒷산에서도

앞산에서도

소쩍새들이 울고 있다

 

 

소쩍새가

저렇게 많이 나오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어머니가 나에게 일러주시는 그 사이에도

소쩍소쩍 솥이 작다고

소쩍새들은 목이 닳도록 울어 댄다.

 

밤이 깊도록 울어 댄다.

아아, 마을은

소쩍새 투성이다.

 

장만영

 

 


 

* 두산백과도

"한국에서는 예로부터 솟쩍하고 울면 다음해에 흉년이 들고, ‘솟적다라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다음해에 풍년이 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라고 적었다.

 

 

- 일제강점기에 우리네 농촌에선 수많은 쌀을 싼 값에,

또는 세금을 빙자하여 강제로 빼앗기기를 다반사로 이어지고 있었는데,

배곯은 소쩍새들이 왜 울지 않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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