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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9일 목요일

떠나가는 배 - 박용철 (朴龍喆)


 떠나가는 배

 

 

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던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어 다를 거냐

돌아다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짓는다

앞 대일 언덕인들 미련이나 있을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두야 간다

 

 

- 박용철

 

 


 

*묏부리

멧부리의 방언(평북, 함남).

= 산등성이나 산봉우리의 가장 높은 꼭대기.

 

** '멧부리''멧봉우리' 중 올바른 표현은?

산등성이나 산봉우리의 가장 높은 꼭대기를 일컬어, ‘멧부리라 한다. ‘산꼭대기와 같은 말이다. ‘산봉우리를 대신하여 멧봉우리로 표현하면 잘못이다.

국어생활백서(김홍석 저)

 

*희살(戲殺)(하다)

1) 장난을 하다가 잘못하여 죽임.

*2) 희롱하여 훼방을 놓음.

<네이버 국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