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험살궂게 거쳐 간 추녀 밑 ―
날개 찢어진 늙은 노랑 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의 맥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에
물고 있는 맨드라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울손 화려한 춤 재주도
한 옛날의 꿈조각처럼 흐리어
늙은 무녀(舞女)처럼 나비는 한숨진다.
- 윤곤강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칡넝쿨이 얽혀진들 ....
- 이방원
이조 3대 왕 태종 李芳遠(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를 앞세워 이씨 조선을 세우기 위해 정도전 등이 주축이 되는 일에 가담하며,
고려 충신 鄭夢周(정몽주)의 의지를 자신들 쪽으로 돌려야하는 임무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 마음을 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냐!
그로 인해 나온 詩(시) 何如歌(하여가).
정말 마땅치 않은 - 詩(시)라고도 할 수도 없는 짧은 글 -
난 그 詩(시)를 처음부터 제대로 외우고 싶지도 않았고 기억했던 적도 드물지만,
아이들이 열심히 외우던 소리가 자연스럽게 귀로 들어와 자리하고 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그런 게 싫었다.
아니, 그냥 싫었다.
욕심이 지독히도 많은 그 作者(작자)가 싫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로 인해 위대한 聖君(성군)이 나왔단 것에도 싫었었다.
그런 그의 하여가처럼 돌아가는 세상이 싫어서 이었을지 지금은 생각한다.
역사는 없던 것도 꾸며진다는 데
있었던 何如歌(하여가)를 버릴 수는 없었을 테니
그런 능청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백성들이 싫어서 일까만,
이제 어찌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다만 그 시가 만들어져서는 안 됐을 역사를 가진 나라에 한탄할 뿐이다.
이방원이 아주 조금만이라도 욕심을 버릴 수 있었던 위인이었다면?...
*** 하여가 사진을 넣었다는 게 내게 있어 너무 짐이 돼,
지금(2.16.2023.) 그 사진을 내리고,
정몽주의 단심가를 넣는다.
저렇게 많은 별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광섭 金珖燮
學究(학구) 생활 중에서도 민족의식 鼓吹(고취)시키기에 게을리 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 시인 김광섭
왜구들의 등살은 날로 격하게 설쳐대며
한민족의 언어까지 차단하고 창씨개명까지 요구하자
어쩔 수 없었던 김광섭은
급박한 상황을 맞게 되자 어떤 방법으로 썼을까?
가네시로 코우쇼(金星珖燮)
본명 金珖燮에 별을 그리는 마음을 그대로 입력하지 않았던가!
별을 바라 찾아내고 말아야 할 간절한 민족의 희망을!
‘저녁에’는 대중가요 가사로 변해 일반인에게도 전파돼 갔다.
저녁에-김광섭 詩(시)의 末尾(말미)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글귀가 제목으로 변해
김환기 화백의 그림으로 변하기도 하고,
1975년에 데뷰한 유심초(유시형 유의형 형제 그룹)의 노래로 적잖게 개사 됐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by <유심초>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너를 생각하면
문뜩 떠오르는 꽃 한송이
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나비와 꽃송이 되어
다시 만나자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송이
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나비와 꽃송이되어
다시 만나자
--- 유심초 -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2012년 5월 13일) ---
동영상
참고;
나무위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100선 <민예원>
푸른 산이 흰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우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하늘을 향하고 산림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둥근 지구를 밟았거니.....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냐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푸른 별을 바라보는 것은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ㅡ
ㅡ 신석정
- 유난히도 해를 사랑하고 푸른 하늘을 향해 노래 부르던
신석정은
‘아직은 촛불을 켤 때가 아닙니다’라며 해가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마음들...
나는 내 가슴이 작아지고 있는 것을 바라본다
선행기언 이후종지
공자(孔子)는 “그 말에 앞서 실행하고 나서 그 후에 따르게 하는 것[先行其言 而後從之; 선행기언 이후종지].”이라고 했다.
[출처] 박근혜, 3차 대국민담화 또 속았지!|작성자 삼보
“일은 민첩하게 하고 언행에는 믿음이 있게 해야 하고, 정도 있게 좇아 곧 바르게 한다면 가히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해도 좋다[敏於事而信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
[출처] 공자(孔子)의 생활|작성자 삼보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일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아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듭니다
- 한용운
*정수박이
정수리[頂(정)수리)]의 비표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