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고 결박 풀려 봄이 오다.
나무 나무에 바람은 연한 피리 불다.
실강지에 날 감고 밤 감아
꽃밭에 매어 한 바람 한 바람씩 당기다.
가을 가고 결박 풀어져 봄이 오다.
너와 나 단 두 사이에 맘의 그늘에
현음(絃音) 감는 소리. 타는 소리
새야, 봉우리야 세우(細雨)야, 달아 -
- 황석우
<두산백과>는
“봄을 맞이하는 즐거움이 주된 내용을 이루는 이 시는 계절의 흐름을 '실'로 구상화하여 표현한 시적 발상이 기발하다. 시인은 겨울의 이미지를 결박으로 표상하고, 결박이 풀리는 자유로운 비상의 이미지로 봄을 노래한다.
특히 '실강지에 날 감고 밤 감아'라는 표현은 세월을 당겨서라도 봄을 빨리 맞고 싶은 시인의 조급한 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실강지(실타래)에 감겨 팽팽하게 당겨지는 줄의 탄력은 현악기가 연주하는 음악소리로 확장되어 표현된다. 이와 함께 꽃들이 만발하는 봄의 정경이 그려지면서 봄의 환희는 점차 고조되어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봄의 생명력과 즐거움은 너와 나의 마음에 오고가는 교감의 환희로 노래되고, 마침내 하늘의 새와 꽃봉오리, 실비, 밤하늘의 달 등 모든 사물에까지 퍼져나가 봄을 맞는 감격이 무르익어감을 노래한다.”라고 해설을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봄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중에서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17746&cid=40942&categoryId=328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