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7일 금요일

향미사 - 파하(巴下) 이원섭


 향미사 (響尾蛇)*

 

향미사야.

너는 방울을 흔들어라.

원을 그어 내 바퀴 삥삥 돌면서

요령처럼 너는 방울을 흔들어라.

 

나는 추겠다. 나의 춤을!

사실 나는 화랑의 후예란다.

장미 가시 대신 넥타이라도 풀어서 손에 늘이고

내가 추는 나의 춤을 나는 보리라.

 

달밤이다.

끝없는 은모랫벌이다.

풀 한 포기 살지 않은 이 사하라에서

누구를 우리는 기다릴거냐.

 

향미사야.

너는 어서 방울을 흔들어라.

달밤이다.

끝없는 은모랫벌이다.

 

 

- 이원섭 李元燮

 


 

 

* 향미사(響尾蛇) ~ 방울뱀

향미(響尾)- 꼬리를 울려 소리가 나게 한다.’라는 뜻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