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4일 화요일

향수 (鄕愁) - 우사(雨社) 김광균


 鄕愁(향수)

 

 

저물어 오는 육교 위에

한 줄기 황망한 기적을 뿌리고

초록색 램프를 달은 화물차가 지나간다.


어두운 밀물 위에 갈매기 떼 우짖는

바다 가까이 

정거장도 주막집도 헐어진 나무다리도

겨울 눈 속에 파묻혀 잠드는 고향.


산도 마을도 포푸라나무도 고개 숙인 채

호젓한 낮과 밤을 맞이하고

그 곳에

언제 꺼질지 모르는

조그만 생활의 촛불을 에워싸고

해마다 가난해 가는 고향 사람들.

 

 

낡은 비오롱*처럼

바람이 부는 날은 서러운 고향.

고향 사람들의 한 줌 희망도

진달래빛 노을과 함께

한번 가고는 다시 못 오지.

 

 

저무는 도시의 옥상에 기대어 서서

내 생각하고 눈물지움도

한 떨기 들국화처럼 차고 서글프다.

 

 

- 김광균 金光均

 




* 비오롱 = 바이올린

 

 

ビオロン ((프랑스어) violon)

명사

비올롱. (=バイオリン)

<네이버 일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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