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6일 토요일

미국에서 볼 한국 정서의 나팔꽃



미국에서 볼 한국 정서의 나팔꽃

Morning glory라고 미국에서는 부르는 나팔꽃
아침에 폈다 오후에 시들어버리는 꽃의 운명을 슬프고 안타깝게만 볼 것이 아니라 찬란한 하루의 이른 아침에 활기차게 나팔을 펴서 잠을 깨워주는 상징성을 생각하던 이가 아침의 영광을 간직하기 위해 지은 이름이 아닐까 본다.

지금처럼 확성기나 오디오 제품들이 왕성하여 사람들에게 새로운 알림을 쉽게 줄 수 있는 시대와 다르게 전기와 전자 제품이 발달하지 않던 시대에서는 이웃을 들깨워놓기 위해서는 종이처럼 부드럽고 얇은 것을 나팔처럼 말아 말소리를 크게 전하던 시절에는 분명 나팔이 인간에게 필요한 일을 한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새롭고 경이로운 일의 사건들을 위해 알림의 조건으로 썼던 것으로 나팔소리를 쓰던 것을 생각한다면 나팔이라는 물건이 인간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었기에 영광스러워 했다는 것을 알게 만들지 않는가?
간단히 나팔꽃이라고 부르는 우리와 다르게 미국인들이 나팔꽃을 아침의 영광이라고 부르는 전설까지 굳이 알려고 할 것이 있을 것인가!
나팔소리만 상상하면 될 것을...



강원도 철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때문에 모래가 섞인 들판에서 흔히 보던 메꽃과도 닮은 나팔꽃을 미국 서부 Culver City의 발로나 개천(Balona creek)'에서 처음 만났던 것은 근 24년에 가까웠다.
미국 모닝글로리와는 많이 다르게 왕성하게 퍼져가지는 않지만 울타리를 타고 오르는 것들을 채집하여 거둔 것도 벌써 20년 넘게 같이 했던 나팔꽃이다.
3월 16(2019) 이사를 올 때 노란색 꽃의 국화와 같이 가져온 화분을 LA Downtown 근처 노인아파트 8층까지 올려다 놓아준 Latino 일꾼들에게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컬버 시티 공원에서는 강원도 철원 들판의 메꽃들도 없지 않았지만 유별나게 정이 든 이 메꽃은 왕성하지 못하다는 것 때문이다.


추측해본다.
내 초등학교 시절을.
1950년대 후반기 미국에 보낼 잔디 씨앗을 해마다 가을이면 학교에서 수집하고 있었다.
작은 봉지 규격을 맞춰 가을 추수 때가 되면 고사리 손들은 잔디 씨앗을 훑었고 꾀가 많은 아이들은 다른 씨앗도 같이 섞어 넣었다는 것을.
고로 미국 공원에서는 강원도 땅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질경이 풀도 자주 보곤 한다.
어린 시절 봄 춘궁기에 그 풀을 뜯어와 기름에 볶으면 별미의 그 풀이 미국 서부에서 이따금 보곤 했다.
그 사이에 같이 섞어진 나팔꽃이 지금 자라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과거의 回想(회상)에 잠기며 잘 자라기를 바란다.
이사 올 때 떡잎이던 것들이 자라 이젠 대나무에 꽈리를 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팔 소리가 LA Downtown을 향해 퍼져 나갈 것을 상상하며 씩씩하게 올라가는 것을 이따금 적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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